너희가 바치는 번제물과 곡식제물이 나는 조금도 달갑지 않다. 친교제물로 바치는 살진 제물은 보기도 싫다. 거들떠보기도 싫다. 그 시끄러운 노랫소리를 집어치워라. 거문고 가락도 귀찮다. 다만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여라. 서로 위하는 마음이 개울같이 넘쳐 흐르게 하여라.
아모스 5장 22~24절(공동번역성서)
유대교와 기독교의 성경 중의 한 권. 예언자 아모스의 언행을 수록한 책이다. 이름의 의미는 '짐 진 자'. 이사야의 아버지인 아모쓰(אמוץ,가톨릭 성경에서는 아모츠)와는 다른 인물이다.
아모스는 남왕국(유다) 출신으로 축산업(양 키우기)과 농업(무화과 재배)에 종사하다가 하느님의 명령을 받고 북왕국(이스라엘)으로 올라가서 북왕국의 권력자와 부자들, 귀족과 성직자들의 부패와 타락을 신랄하게 비판했다고 전해지는데 그 신랄한 비판의 언행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가장 잘 알려진 대목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연설 "I have a dream"에서 인용한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라"이다. 이 구절의 전체 맥락은 '호화로운 잿밥 따윈 때려쳐라. 다만 공정(의로움)과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라'는 아주 좋은 말이다. 또한 이 대목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결정문의 결론 부분에도 인용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윗분들의 행태는 별로 다른 게 없는듯, 온갖 사치와 향락을 일삼으며 형식적으로 종교생활을 하고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을 압제하는 상황을 보고 개탄하면서 상당히 과격한 욕설도 서슴지 않고 하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우리나라에선 암울했던 군사 독재 시절에 진보적 계통의 개신교 목사들이 주로 아모스서를 가지고 설교를 했다고 한다. 근데 아모스서를 찬찬히 읽어보면 왠지 지금 시대도 남의 일 같이 들리지 않는다는 게 문제.
한편 아모스는 글 막판인 9장 끝부분에서 이러한 정의롭지 못한 체제가 박살나고, 정의의 기초 위에 평화가 구현된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는 비전과 희망을 간단하게 제시했다. 9장 13절에서 김회권의 단골 레퍼토리인 새 포도주가 흘러내린다는 말이 나오는데, 김회권에 따르면 '새 포도주'는 '낡은 가죽부대'로 표현된 정의롭지 못한 사회를 뒤집어 엎고 새로운 세상, 곧 '대안적 세계질서'를 구현하는 하나님의 능력을 뜻한다(<김회권 목사의 청년 설교 1>에서 발췌).
이것이 더 후대에 활동한 이사야, 미가의 글이나 이스라엘이 바야흐로 국가 막장 테크를 달리던 예레미야, 에스겔의 글에 가서는 아주 구체적으로, 정의의 기초 위에 평화가 구현된 새 세상이 어떠한 곳일지에 대한 비전이 나오게 된다. 아모스는 자기 이름으로 글을 쓴 예언자들 가운데 가장 연대가 빠른 예언자로써, 이후 예언자들의 글은 대부분 아모스가 사용한 '탐욕과 이기심 → 핍박과 착취로 인해 정의롭지 못한 현실 → 하느님의 심판 → 회복과 하느님의 따뜻한 사랑 → 미래에 열릴 정의롭고 평화로운 새 세상에 대한 희망' 구도를 따라 서술되어 있다.
'여러가지 것들 > I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나에 대해서 알아보자 (0) | 2019.05.01 |
---|---|
오다비야에 대해서 알아보자 (0) | 2019.04.30 |
요엘에 대해서 알아보자 (0) | 2019.04.28 |
호세야에 대해서 알아보자 (0) | 2019.04.27 |
다니엘에 대해서 알아보자 (0) | 2019.04.26 |
댓글